‘e스포츠 올림픽’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던 글로벌 이벤트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가 오는 18~21일 중국 시안시 취장신구에서 개최된다. 2013년 중국 쿤산에서 열린 마지막 대회 이후 6년만이다.
e스포츠 환경이 단일 종목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WCG 2019 시안’이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다시 한번 ‘e스포츠 올림픽’의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스포츠 올림픽 6년만에 재개
WCG는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로 지난 2000년 ‘WCG 챌린지 대회’가 시범 대회로 개최된 이후, 2013년 중국 쿤산 대회까지 14년 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광의 장면들을 연출했다.

‘2013 쿤산’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3 쿤산’ 대회에서 결기를 지켜보는 중국 팬들.
특히 WCG는 전세계에 e스포츠 붐을 일으키며,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벤트로도 큰 의의를 지닌다.
이 대회는 창설부터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후원을 바탕으로 명맥을 이어 왔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사업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전환되며 지원이 점차 축소돼 존립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2103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비록 대회의 깃발은 내려졌지만 WCG가 쌓아온 글로벌 e스포츠 대회로서의 정통성과 권위는 여전했다. 이에 따라 ‘WCG 계승자’를 자처한 대회가 잇따라 등장했지만, 어느 대회도 규모나 권위에서 WCG를 이을 만한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7년 삼성전자로부터 WCG와 관련된 일체의 권리·권한을 양수하는 계약을 맺고 대회의 부활을 준비해 왔다.
■권혁빈 의장이 부활에 탄력
‘WCG 부활’의 주역은 역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이다.
권 의장은 글로벌 메가 히트작인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신화를 쓴 인물. 사회공헌과 새로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에 대해 고민하던 권 의장은 글로벌 e스포츠 이벤트인 WCG가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에 최적의 브랜드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2013 쿤산’ 대회에서 장재호가 중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장재호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초청받았을 만큼, 중국에서 많은 팬층을 갖고 있다.
이후 권 의장은 한때 직접 WCG 대표를 맞아 대회의 부활에 탄력을 붙이기도 했다.
권 의장은 당시 “WCG의 목표이자 비전은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위한 e스포츠 이벤트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e스포츠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비영리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래 e스포츠로 영역 확장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WCG 2019 시안’의 특징은 게임 스포츠 부문 6개의 종목(도타2, 왕자영요, 워크래프트3, 크로스파이어, 클래시 로얄, 하스스톤) 외에도, 신기술에 기반해 미래 e스포츠를 개척하기 위한 ‘뉴호라이즌’ 부문이 진행되는 점이다.
로봇대전, AI, VR, 스크래치 등 4개 종목으로, 이중 로봇대전은 영화 <리얼스틸>과 같은 로봇 격투 대회의 현실판이라 할 수 있다. 또 ‘AI 마스터즈’는 풋살의 룰에 따라 개발한 AI 축구팀의 경기가 진행되며, ‘스크래치 크리에이티브 챌린지’는 코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 3.0과 레고 에듀케이션의 키트를 활용해 상상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블록 코딩 프로그램 대회’로 개최된다.

이정준 WCG 대표는 “새로 선보이는 WCG는 ‘게임대회’로 인식되는 기존 e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전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뉴호라이즌의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참가자와 관람객들이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모습을 그리며 영감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WCG 2019 시안’ 게임스포츠 부문의 경우 111개국 약 4만여명이 참가 신청에 몰려 전세계 e스포츠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개막 이벤트로 <워크래프트 3>의 전설 ‘장재호(Moon)-리샤오펑 (Sky)’의 레전드 매치가 예고돼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